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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우리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승리라는 이름의 전리품
2026년 6월 4일 새벽 3시.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OOOOO당 당사는 겉보기에 축제 분위기였다. 빨간색과 푸른색으로 뒤덮인 대한민국 지도 위에서,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주요 승부처에 ‘당선 확실’을 뜻하는 붉은 불이 켜져 있었다.
“이겼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의 승리입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당 지도부가 손을 맞잡아 들어 올렸다. 하지만 그들의 가식적인 미소 뒤편, 맞잡은 손아귀에는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의 억센 힘이 들어가 있었다. 선거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진 순간, 진짜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모두가 직감하고 있었다.
당 대표실 안쪽, 두꺼운 블라인드가 내려진 회의실에서 보좌관 한민우는 숨을 죽인 채 태블릿 PC의 실시간 여론 지표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당내 주류 계파의 수장인 3선 의원, 김태준이 초조하게 담배를 물고 있었다.
“민우야, 경기 지역 기초단체장 판세가 어떻게 되냐?”
“간신히 과반은 넘겼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좋지 않습니다. 비주류인 강현우 의원계 후보들이 당선된 곳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수도권 젊은 표심이 강 의원 쪽으로 쏠렸습니다.”

김태준이 담배 연기를 길게 뿜어냈다. 선거 승리는 달콤한 과실이지만, 그 과실을 나누는 과정은 독약이 될 수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를 발판 삼아 차기 당권을 장악하고, 나아가 2027년 총선 후보 자리를 굳히려는 김태준에게 비주류인 ‘강현우계’의 약진은 뼈아픈 가시였다.
“강현우 그 친구, 당장 내일부터 ‘개혁파의 승리’라며 목소리를 높이겠군.”
“이미 언론 플레이를 준비 중인 모양입니다. 아침 일찍 ‘당의 전면적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잡았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김태준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칼을 뽑으시겠다? 조율도 없이?”
틈새를 파고드는 눈빛
같은 시각, 한강 너머 서강대교를 건너기 전 마포의 한 한정식집.
지방선거에서 석패한 제1야당 XXXX당의 원내대표, 정우진은 쓰디쓴 소주를 잔에 채우고 있었다. 비록 광역단체장 몇 곳을 잃었지만, 그의 표정은 패배자라기보다는 사냥감을 노리는 포식자에 가까웠다.

그의 맞은편에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당의 전략통인 이재현이 앉아 있었다.
“원내대표님, 실망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판이 아주 재밌게 짜였습니다.”
이재현이 스마트폰을 밀어 보였다. 여당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미묘한 불협화음들을 정리한 SNS 동향 분석 자료였다.
“XXXX 놈들, 이기긴 했지만 내부 균열이 장난이 아닙니다. 김태준계는 권력을 독식하려 할 거고, 이번에 살아남은 강현우계는 지분을 요구하겠죠. 인간의 탐욕은 선거 승리 직후에 가장 통제하기 힘든 법입니다.”
정우진이 잔을 비우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판을 깔아줘야지.”
“이미 준비 중입니다. 아침 뉴스부터 여론을 움직일 겁니다. 프레임은 간단합니다. ‘민생은 외면한 채, 선거가 끝나자마자 밥그릇 싸움에 혈안이 된 여당’. 강현우가 개혁을 외칠 때마다 우리는 김태준을 때릴 겁니다. 반대로 김태준이 당권을 쥐려 하면, 강현우를 치켜세워 줄 겁니다. 그들이 서로를 향해 칼을 더 깊숙이 찌르도록 말이죠.”
“좋아. 언론에는 ‘여당 내부의 권력 투쟁으로 인한 국정 공백 우려’라는 타이틀로 흘려라.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만들어야 해. 선거 승리의 흥분이 딱 사흘 만에 분노로 바뀌도록 말이지.”
정우진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 있었다. 상대의 내부 분열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었다.
여의도 잔혹사
아침이 밝았다. 6월의 햇살은 눈부셨지만 여의도 의사당 로비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예상대로 오전 9시, 강현우 의원이 국회 소통관 마이크 앞에 섰다.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는 우리 당의 승리가 아니라, 변화를 갈망한 국민들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당 지도부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전면적인 인적 쇄신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사실상의 선전포고였다.
1시간 뒤, 김태준 의원 역시 즉각 반발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당의 안정을 해치고 자기 정치를 하려는 세력이 있어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지금은 자축하고 민생을 돌볼 때지, 권력 투쟁을 할 때가 아닙니다.”
‘권력 투쟁’이라는 단어가 김태준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야당의 공세가 시작되었다.
XXXX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강하게 포문을 열었다. “여당은 선거 승리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볼썽사나운 권력 암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신음하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차기 대권이라는 전리품을 나누기 위한 개싸움(Dogfight)에만 열중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말한 민생입니까?”
이 논평은 소셜 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었다. 야당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들은 여당 내부의 발언들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퍼나르기 시작했다.
[속보] “선거 끝나자마자 멱살잡이”… OOOOO당, 결국 파국으로 가나? [댓글 반응] “이러려고 표 줬나”, “이길 때만 고개 숙이고 끝나니까 바로 본색 드러내네.”
여론의 온도는 급속도로 차가워졌다.
안개 속의 주도권
저녁 퇴근 시간, 여당 보좌관 한민우는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퇴근길 실시간 검색어와 포털 뉴스 메인은 온통 여당의 계파 싸움 이야기뿐이었다. 선거 승리의 잔치는 만 하루도 가지 못했다.
김태준 의원의 사무실 분위기는 초토화되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여론이 우리를 향해 화살을 돌려?!” 김태준이 책상을 내리쳤다.
“야당의 프레임에 완전히 말려들었습니다.” 민우가 식은땀을 흘리며 보고했다. “강현우 의원의 행보를 야당이 ‘권력 투쟁’으로 규정하고 집요하게 공격하면서, 중도층 여론이 급격히 이탈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강 의원 측과 물밑 협상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지 않으면 다음 주 지지율은 폭락할 겁니다.”
“봉합하라고? 내가 그 애송이한테 무릎을 꿇으란 말이냐?” 김태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 시각, 강현우 의원 역시 자신의 사무실에서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 역시 야당의 공세가 자신들에게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평생 비주류로 남을 터였다.

“의원님, 야당이 판을 너무 크게 흔들고 있습니다. 우리도 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현우의 보좌관이 만류했다.
강현우는 창밖으로 보이는 어두운 한강을 바라보았다. “아니, 여기서 멈추면 죽어. 야당이 판을 깔아줬을 때 끝장을 봐야 해. 김태준을 주저앉히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둥근 지붕 위로 밤안개가 짙게 내려앉고 있었다. 선거는 끝났지만,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전쟁이 안개 속에서 더욱 치열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강 건너 야당 당사에서는 그 불길을 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 이들의 건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이야기는 우리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2026년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서 ‘평택시 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대한민국 정치판의 축소판이자 향후 권력 구도를 흔들 가늠자로 평가받았다.

평택은 삼성전자, 평택항, 주한미군 기지 등이 위치해 있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요충지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 발전 공약보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 vs 정권 안정론’, 그리고 중앙 정치의 프레임이 선거판을 지배했다. 결국 평택 선거구는 중앙 정치의 갈등이 지역사회에 그대로 투영되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특징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또한 조국 대표의 6·3 지방선거 행보는 지역 민생이나 생활정치 중심이 아닌 ‘전국적 전선 형성’에만 치중하다가, 결국 분열을 자초해 선거에서 패배하고 우군이었던 민주당 및 지역 정가와 깊은 감정적 골만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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